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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삶의 장/단점
    카테고리 없음 2023. 11. 29. 12:06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동부에서 17년째 살고 있다. 올 해 초만 해도 한국으로 갈까, 미국에 계속 살까 고민했지만, 이제는 미국에 정착한 듯 싶다. 오늘은 미국 삶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비교해보자.

     

    미국 살면 좋은 점

    1. 아이들 교육문제: 숙제도 적당히 (거의 안 나온다) 나오고, 사교육을 하지 않아 아이들은 방과 후 집에서 책을 보거나 1시간 정도 온라인 게임한다. 게임하면서도 "산책나가자!!" 하면 게임하던 거 정지하고, 신발신고 따라나온다. 아이들이  순수하다. 
    2. 많은 산책길: 여기는 동네 한 바퀴를 돌아도 훌륭한 산책길이 되는데 심지어 곳곳에 트레일이 있다. 그거 따라 걸으면 산책하기 정말 좋다. 따로 운동하러 헬스장 등록할 필요가 없다. 
    3. 여유로운 직장생활: 남편과 나는 정부기관 연구직이다. 여전히 재택을 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1번 오피스 데이다), 미팅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오후 4시 이후엔 자유다. 직장생활에서 사람간의 스트레스가 없는 건 장점이다. 외향적인 나도 직장에서는 얌전한 동양인이라 복잡한 인간관계 자체가 없다. 모두가 친절하고, 다툼이 없다.
    4. 행복도가 크다: 예전에 어느 후배가 말했다. 미국에 살면 부자를 만날 일이 없는데 그러다보니 상대적 빈곤이 없어 행복도가 크다고 말했다. 처음엔 그런가? 했는데 살다 보니 동의한다. 내가 사는 동네, 직장만 왔다 갔다 하고, 정해진 루트말고는 딱히 갈 데가 없어서 만나는 사람이 제한적이다. 내가 부자가 아니니 부자를 만날 길이 없다. 비교대상 자체가 없으니 대부분 내가 행복하다고 느낀다.
    5.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다: 지금도 집에서 무릎나온 트레이닝복 입고 바로 마트나 거리를 나갈 수 있다. 사람들이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심지어 나의 옷이 그렇게 촌스럽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전부 한국 옷이기에 미국 사람들보다 항상 낫다.
    6. 프라이버시가 존중됨: 나름 미국살이 17년차라 그런지 가끔 한국 가면 예전 같았으면 그냥 넘어갈 일인데 지금은 사람들이 너무 무례하게 말을 걸 때가 있다. 큰 애들 둘 (모두 딸) 을 데리고 나가면 "딸만 둘이네 아들은 하나 있어야지" 라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하신다. 예전의 나라면 어른들 말씀이니 그냥 그려려니 했는데 지금은 그 말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듣기 싫다. 더 나아가 아들이 있어야 든든하다, 셋이 완벽하다 등 추가로 조언이 이어진다. 참다 못해 나도 한 마디 거든다. "집에 아들 쌍둥이 있어요, 애가 넷이에요! 그랬더니 너무 당황해하시며 아니 요새 누가 애가 넷이냐며 아이고 엄마가 힘들겠네 하시며 상황이 마무리되었다. 남의 가정사와 개인일에 지나친 관심과 오지랖이 넘쳐난다.

    미국 살면 안 좋은 점

    1. 병원 가기: 우리는 주정부 보험을 가지고 있어 돈은 적게 내고 혜택은 큰데 병원 가는 일 자체가 귀찮고 너무 힘들다. 일단 예약 잡기가 쉽지 않고, 별 일 아니어도 청구되는 금액이 엄청나다. 그래서 아파도 웬만하면 그냥 참는다. 애드빌이나 타이레놀을 항상 구비해 놓는다.
    2. 심심하다: 진짜 심심하다. 할 게 없다. 그래서 미국애들은 절기에 진심이다. 할로윈, 크리스마스, 쌩스기빙, 부활절 등등 절기 바뀔 때마다 집의 인테리어와 소품을 바꾼다. 특히 할로윈은 9월부터 난리가 난다. 9월 초부터 타겟, 코스코에서 "Christmas is coming" 이라는 메일이 많이 온다.
    3. 가끔은 외롭고 힘들다: 우리집이랑 시댁 모두 한국에 거주하고, 우리만 미국에 살고 있다. 특히 코비드 시국엔 더욱 힘들었다. 2년을 집에만 진짜 머물며 아무도 만나지 않고 오롯이 견뎌냈다. 친척과 가족이 주변에 없으니 쓸쓸하다.
    4. 인종차별: 인종차별이 실제로 있다. 사실 지금도 어느 정도 느낀다. 단지 영어가 부족하다보니 내가 못 알아채는거 같기도 하다. 어쩌면 내가 느끼는 인종차별은 실제 유리천장이 더 맞는 표현인거 같다. 직장에서 난 어느 위치 이상 승진을 못 할거 같다. 고위직엔 백인 남성이 많고, 그 밑은 아시아계나 유색인종이 많다. 정치적인 기술이 필요한데 동양인 여자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내가 소극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서 미리 한계를 정해놓은 것일 수도 있지만 인종차별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5. 일처리가 느리다: 처음 미국 올 때부터 누구나가 겪는일. 운전면허증, 은행가서 계좌 만들기, 공공기관 가서 서류 하나 처리하는 일. 정말 느리다. 특히 정부관련 종사자들은 진짜 일을 "못한다". 융통성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한 예로 여권 신청한지 9주가 지나서야 집으로 배달되었다. 이와 비슷한 일들은 셀 수 없이 많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미국 동부에서 17년차 워킹맘이 전하는 미국 삶의 장,단점을 비교해보았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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