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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나이 들었다 느낄 때
    카테고리 없음 2024. 2. 14. 12:10

    25살에 유학와서 미국 생활한지 어느 덧 43살. 청춘 시절은 학위하느라 공부하고, 결혼하고 애 낳고, 육아하다보니 어느 덧 나도 40대가 되었다. 누구나가 느낄 수 있는 "내가 나이 들어간다는, 정확히 예전과 다르다"는 포인트가 있는 거 같다. 오늘은 개인적으로 내가 "아.... 나이가 들었구나"라고 생각되는 몇 가지 예시를 적어보고자 한다. 공감하는 분들이 있다면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여보기를 바란다.
     

    1. 집안 일 할 때 잔소리 폭격

    어릴 적 엄마가 청소하면서 "이건 왜 여기 있냐고!!", "왜 이렇게 지저분하게 사냐고", "방 좀 치워라" 라고 잔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냥 조용히 청소하면 되거나 아니면 같이 청소하자고 권유하면 안되나? 라고 자주 생각했었다. 나도 책을 읽거나 내 할 일을 하는데 엄마가 청소한다고 잔소리 폭격이 시작되면 기분이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지금 4남매를 키우면서 내가 딱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느꼈을 때 적잖이 놀랐다. 엄마의 닮기 싫은 모습을 닮았다기보다는 하루종일 일하느라, 애들 라이드하랴, 밥하랴, 청소하랴 할 일이 너무 많고 저녁 먹고 좀 쉬고 싶은데 지저분한 집 모습이 내 눈에 들어온다. 그럼 해야하기에 청소를 시작하지만 내 몸이 피곤하고, 나도 하기 싫기에 손으로는 청소기를 밀고, 집을 치우면서 입으로는 잔소리 폭격을 하는 것이다. 내 몸이 덜 피곤하다면, 컨디션이 좀 좋다면 이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을 텐데... 결국 어른들이 뭔가 잔소리를 많이 하게 이유는 자신의 몸이 피곤하고 힘들기 때문이란 것을 깨달았다. 청년들이여, 부모님의 잔소리가 심하게 느껴지는 날엔 "아....몸이 힘들구나, 버겁구나" 라고 가여이 여겨주길 바란다.
     

    2. 뜨거운 거 먹을/접할 때의 시원함

    뜨거운 국물을 들이킬 때나 사우나에 뜨거운 물에 들어갈 때 어른들이 "아~! 시원하다~!"라고 했던 것을 기억한다. 아니 이렇게 뜨거운데 왜 시원하다고 하는 거지? 국물을 먹을 때 "아오~!", "아~ 좋다" 누가 말을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레 이러한 반응이 나온다면 아.... 나이 들었구나라고 생각하라. 도대체 이러한 말을 왜 할까? 속이 뜨근한데 왜 시원하다고 말을 할까? 얼마전 유투브에서 성시경이 비슷한 경험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나이 들수록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데 뜨거운 것이 몸에 들어오면서/접하게 되면서 내 몸에 활력이 도니 몸이 시원하다고 느껴지는 거라고 설명했다. 그 해석을 듣고보니 무척 공감이 갔다. 그렇다. 혈액순환이 활성화되면서 내 몸이 무언가 가벼워지는 듯하고, 장기가 제대로 기능하는 거 같은 기분을 "시원하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리라.
     

    3. 유난스레 건강에 집착할 때

    어른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대부분 80 % 는 건강에 관한 이야기다. 무엇을 먹어야 몸이 좋아진다, 어떤 약을 먹어야 한다, 어떠한 운동을 해야한다 등등 자식들 자랑도 간간히 하지만 거의 대화의 핵심은 "건강"에 관한 것이다. 내가 젊을 때는 이렇게 과도하게 건강에 집착하는 모습이 그리 좋지 않아 보았다. 얼마나 더 오래 살려고 건강 얘기만 할까? 싶었다. 물론 건강이 중요하다. 건강해야 일상을 살아가고, 내 꿈도 실현하고, 행복을 느끼기도 해야하기에 건강은 무척이나 필요하고 중요한 것임에는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과도하게 건강얘기만을 하는 것이 내게는 이상하고 의아한 부분이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보니 확실히 몸의 상태가 예전과 같지 않다. 다치면 일단 낫지를 않고 (삐거나, 손을 베거나, 접질렀을 때 회복이 오래 걸린다), 허리, 손목, 무릎 등 관절 부분에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그럴 때 무엇을 먹거나, 운동을 했을 때 확실히 내 몸이 좋아지는 경험을 하면 너무 좋은 나머지 좋은 사람들과 그것을 나누고 싶어서 그런 것이다. 누구 얘기를 전하거나 내 얘기를 하는 것이다. 내가 직접 느꼈기에, 건너 들었기에 힘든 몸이 회복되고, 덜 힘들어지게되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기 때문에 자꾸 말하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른다. 육체가 나이 들어감에 따라 약해지고 병들고, 생로병사를 누가 피해갈 수 있을까.... 청년들이여, 어른들이 건강 얘기를 많이 하면 "아 진짜 좋아져서 저렇게 얘기하는 거구나", "진짜 몸의 변화를 느껴서 나누고 싶은 거구나" 라고 여겨주길 바란다.
     
    오늘은 이럴 때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를 느꼈던 나의 경험을 적어보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과 경험이기에 일반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나이 든 어른들의 모습이 조금이나마 이해되고 공감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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